당뇨병은 혈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핏 속에 남아있어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질환입니다. 신장(콩팥)은 우리 몸속의 필터 역할을 합니다. 신장에서 찌꺼기는 내보내고, 포도당은 중요 에너지원이므로 재흡수합니다. 하지만 혈당이 지나치게 많으면 신장에서 미처 다 처리하지 못해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게 됩니다. 소변으로 포도당이 나온다 하여 '당뇨'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.
당뇨병은 성인병의 대표주자입니다. 한번 걸리면 잘 낫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, 무서운 합병증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. 그래서 당뇨에 걸리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 하지만 의도치 않게 당뇨에 잘 걸릴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. 바로 당뇨 가족력이 있는 분들입니다.
오늘은 당뇨와 유전(가족력)에 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.
당뇨는 유전되나요?
당뇨병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가족력이 있습니다. 당뇨병의 종류에는 제 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이 있습니다. 이 두 질환은 각각 다른 기전을 가집니다. 기전은 다르지만 두 질환 모두 특정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 아직까지 당뇨에 있어서 유전적 요인이 큰 지, 환경적 요인(생활습관 등)이 더 큰 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. 하지만 당뇨에 있어서 가족력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.
그렇다면 당뇨는 부모 중 어느 쪽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까요?
당뇨는 부계유전이냐 모계유전이냐는 어떤 당뇨병인 지에 따라 다릅니다. 제1형 당뇨병의 경우 아버지의 영향(부계유전)을 더 많이 받습니다. 만약 제1형 당뇨병을 가진 남성이 아이를 가지면 1/17 확률로 아이에게 유전될 수 있습니다. 여성의 경우에선 이보다 더 낮습니다. 언제 임신을 하였는 지 역시 영향을 줍니다. 25세 이하에서는 1/25, 25세 이상에서는 1/100 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
제 2형 당뇨병에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.
당뇨 전단계와 유전
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하기 전을 당뇨 전단계라고 합니다. 당뇨라고 할 정도의 혈당 수치는 아니지만, 비정상적으로 높은 혈당을 나타냅니다. 당뇨 전단계의 위험인자는 다음과 같습니다.
- 제 2형 당뇨병 가족력(특히 부모, 형제)
- 과체중
- 45세 이상
- 주 3회 이하 운동
- 임신할 때 당뇨가 있는 상태에서 출산
제2형 당뇨병과 유전
제 2형 당뇨병은 우리 몸에서 인슐린 생성 능력 혹은 사용하는 능력이 저하될 때 나타납니다. 당뇨 전단계에서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그래서 당뇨 전단계와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인자는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.
- 당뇨 가족력
- 과체중 및 비만
- 흡연
- 간수치 증가
제 2형 당뇨병은 제1형 당뇨병보다 유전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 유전적으로 동일한 쌍둥이에서 한 명이 제2형 당뇨병이 있다면 다른 한 명에서 다른 생활습관을 가져도 당뇨가 생길 확률이 75%나 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. 하지만 대부분의 가족은 같은 공간에서 흡사한 생활을 합니다. 그래서 한 가족이 당뇨가 있다면 다른 가족들도 유사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 당뇨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.
즉 가족끼리는 유전적으로나 생활적으로나 공유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당뇨에 있어서 가족력은 중요한 위험 인자가 됩니다.
제 1형 당뇨병과 유전
제 1형 당뇨병은 흔히 말하는 당뇨(제2형 당뇨병)와는 다른 면이 있습니다. 제1형 당뇨병은 자가면역질환입니다. 이자에서 인슐린을 생성하는데, 1형 당뇨가 있는 사람들은 이 인슐린을 생성하는 세포가 우리 몸에 의해서 파괴당해 인슐린 생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 질환입니다. 주로 소아청소년 시기에 나타나지만, 전 연령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.
여기서도 유전적으로 동일한 쌍둥이를 소재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. 한 명이 제 1형 당뇨병이 있다면, 다른 한 명에서 제1형 당뇨병이 나타날 확률이 50%로 나타났습니다. 유전적 요인이 어느 정도 작용하지만 질환이 자랄 수 있는 환경적 요인 역시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.
당뇨 가족력이 있어도 당뇨를 예방할 수 있나요?
물론 예방할 수 있습니다. 당뇨 가족력은 분명 당뇨에 있어서 큰 위험 요인입니다. 당뇨 가족력이 있다고 무조건적으로 당뇨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.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통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. 당뇨 가족력이 있다면 특히 생활습관(주기적인 운동, 체중 조절, 건강한 식습관)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.
부모 혹은 형제가 당뇨가 있더라도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. 물론 남들보다 당뇨를 예방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하는 것은 사실입니다. 하지만 충분히 당뇨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. 현재 자신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고 교정하여야 할 것이 있다면 하루빨리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. 당뇨가 이미 와버린 상태에서 되돌리기는 쉽지 않습니다. 당뇨가 오기 전 예방에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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